혈관
우리는 집의 피하지방층을 만들기 위해 댄 각목들 사이로 드디어 전기배선을 하게 되었다.
전기배선에서 가장 큰 포인트는 콘센트와 전등스위치. 그리고 기타 온도조절기、랜포트 등이 있겠다. 한옥을 다시 지으면서 고려됐던 사항은 손닫는곳에 보야지는 집안 스위치 최소화였고 、 이를 대체 할수 있는건 말로만 듣던 최신 홈IoT 기술이였다.
때문에 일전에 IoT 관련하여 진득하게 고민하면서 관련 업자을 만났고、스마트한 우리집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고려 후 이곳이 설치 하게 되었다. 지금 순간이 바로 그 최신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한 혈관을 주입 하고 있는것이다. (홈IoT관련해서는 다음에 따로 기록 하겠다.)
우리는 전기 배선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는 전알못 이였고 (이것은 큰 화근이 된다.) 설치되는 조명들과 각종 콘센트와 스위치 위치、 갯수 등등을 도면에 표시하여 작업자들에게 전달 해 주었다. 배선의 끄트머리에 만나는 모든 기구들은 jung(이라쓰고 융이라 읽더라) 제품으로 진행했고、 보이지 않는 곳의 콘센트들은 싼 국내산 제품을 이용했다 (그치만 아마 중국산일것 같다)
콘센트와 스위치의 위치는 바닥에서 부터 150mm정도 띄워서 매입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마이너스 몰딩 위로 100mm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에서 기둥、 문선등에서도 100mm씩 이격해 그려넣었다. 바닥쪽에 깔린 다루끼들이 지금 우리의 거실、방들의 F.L을 정확히 가르키지 않아서 유동적인 바닥 높이로 인해 적당한 높이도 필요했었다.
전기배선은 플라스틱 튜브안에 전선을 넣어 배선한다. 튜브색깔과 전선의 색깔로 배선된 전선의 종류를 알수 있었고、 우리가 다시 도면을 들고 다니면서 다시 체크 함으로 빠진게 없는지? 적절한곳에 배치다 됐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데 배선된 전선 때문에 혹여 배선을 잘못했을 땐 전선을 대게 다리에서 살 빼듯 쭉 뽑아 다른선으로 집어넣으셨다.
배전판이 생길 위치에는、 마치 이 집의 심장인듯 수많은 전기 혈관들이 이곳으로부터 나가고 들어왔다. 앞으로 이곳을 정리하지 못하면 헬게이트가 열릴게 분명 했다.
늘어나는 배선관들은 거실을 지나쳐 안방까지 몇겹으로 쌓여있었고, 너무 두꺼워서 거긴 단열을 하나마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안방에 머리맡으로 저렇게 많은 전선이 지나간다니. 전자파집이 된것 같았다.
하루면 될것 같았던 전기배선은 날을 넘어 결국 일요일에도 하게 됐다. 이날따라 비는 오랜만에 추적추적 내렸고, 불길한 상황을 예고하는 듯 했다.
다음날 배선에 가장 큰 사항은 배선기구의 크기에 관한 상황이였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우리는 jung 제품의 컬랙션들을 사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거에 맞게 진행 하고자 전날부터 사이즈 제품크기를 알아봤다. 실제 jung에 들어가는 콘센트박스의 크기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IoT협의 했던 업체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크나큰 문제로 다가오게 되었다.
융스위치 크기좀 알 수 있을까요.
융스위치는 안돼요.
왜요?
안맞아요 못써요.
응?
3회로 이상의 모든 스위치는 전부 네트워크 스위치로 우리랑 연동되지 않는 것이고, 온도조절기 등도 다 안맞는 놈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제안서 대로 그대로 믿고 했는데, 융은 외국산이라고 안된다고 말해버리니 맨붕이 올수밖에.
외산연결방식은 비싸서 안한댔으니 전부 국산으로 생각하셔야죠. 그리고 스위치 안다신다고 하셧잖아요. 스위치 달면 그거 IoT못해요.
스위치를 못단다고요? 국산으로 하면 스위치를 달수밖에 없다고 하셔서 다는건데 지금 이거 무슨상황인가요..
아.. 그런데 왜 국산용 견적서에 3.1 이라 칭하고 jung ls990 소켓들을 나열했을까. 우리는 단지 rs485가 되는 월패드가 국산제품이라 생각했지만 여기까지는 생각도 못했었다. jung 스위치는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제품이였으니..
스위치 문제가 터지가 나서 우리는 사태를 빠르게 수습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오늘은 전기배선을 마무리하고 콘센트 소켓을 설치 해야 했고. 그에 따른 뭔가를 진행해야 했으니.
우선 콘센트는 jung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지, 스위치와 온도조절기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등등을 물었다. 사태 파악을 한 후, 우리는 콘센트는 jung 제품을 사용하고, 온도조절기와 스위치는 rs485통신이 가능한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속적으로 rs485통신모듈과 싸울 것 같다.
어렵게 현장에 가서 현재 상황을 또다시 스피커폰으로 박소장님과 조반장님, 전기기사님들과 함께 들었다. 혹여나 지금 상황이 배선에 문제가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 파악하는게 제일 중요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 듣고 배선에 문제가 있다면 정말 큰일이 나는 상황이였기 때문이였다.
저번에 한번 왔다가셨던 IoT업체 사장님이 너무나도 대충 보고 갔기에 분명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겠다 했지만 다행이도 (다행인건진 모르겠다.) 우리는 스위치를 달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고 (그것도 무조건 국산 네트워크 스위치) 네트워크스위치를 안보이는 곳에 다는것으로 해결을 보고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끔찍할 뻔 한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전기 배선을 다시한번 검사 했다.
작업자들과의 소통문제, 혹은 업체와의 소통의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우리가 제대로 체크하지 않으면 우리는 81mm짜리 소켓에 120mm짜리 스위치를 달아야 한다던가, 전구자리에 전구가 없다라던가, 한순간에 집을 잘못 만들고 엇나갈 수 있다라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뼈저리게 느낀 후 큰 불을 잡고, 잠깐 카페에서 남은 문제들을 해결하러 갔다 돌아왔다.
친절하셨던 전기기사 아저씨 두분은 그사이에 벌써 퇴근 하셨고, 그자리엔 설치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잊어먹으셨는지, 작은불 몇개가 남아 있었다.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