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름
머름은 창호나 문 아래 문지방부분을 높게 장식하여 만든 부분이다.
좌식생활을 했던 옛날사람들은 머름위에 팔꿈치를 얹고 밖을 쳐다보는게 스케일이였다나?
아침부터 머름을 설치 한다고 했었고, 우리는 아침일찍 나가기로 했었지만, 어제 이사의 여파로 죽은듯이 점심 때까지 자고 말았다.
부랴부랴 이것저것 챙긴 후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예상보다 훨씬 너무나도 예쁘고 깨끗한 머름이 설치 중이였다. 외벽 일처리만 하다가 마당쪽 파사드면 작업이 들어가니 훨씬 들뜨기 시작했다.
머름은 생각했던것처럼 현장에서 바로 만들지 않고, 밖에서 고재로 제작해 왔다. 큼지막한 머름대들이 자로 잰듯 딱 맞게 들어가니 신기 할수 밖에. 마치 인방 끼워넣듯 들어갔다. 머름이 들어갈 자리는 기둥이고 주추고 다 뚫어 집어 넣는다. 목재야 목재를 뚫고 넣으면 된다 생각했는데, 계획 화장실 쪽 주추는 각 기둥과 주추의 높이가 달라서 머름이 놓일 자리가 마땅치 않았는데, “8전” 이라는 외침 소리와 함께, 주추를 80mm 깎아버렸다. 사실 이래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뜬 설치 되었으니 뿌듯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머름을 넘어 들어간다는 것 자채로, 집이 드디어 구획 된 느낌이 들어 신이 나는 건 덤.
머름을 넣음으로써, 집이 더 작아지는걸 또 다시 느꼈다. 그전엔 이 집들이 커보인다 생각했는데, 자꾸 안으로 들어온다. 방수와 단열이라는 명목하에 벽들이 더더욱 두꺼워진다. 그럴 때 마다 우리가 생각했던 기둥과 주추들은 벽 안으로 사라져 가고, 아쉬운 마음은 더 깊어지는 듯 하다.
머름을 넣고 나니 우리집 창호의 크기가 거의 결정이 되어갔다. 그간 상인방 높이도 제각각이고、 실측했던것과 끼어넣은것이 달라서 어지러웠던것이 어느정도 결정이 되니 창호라도 발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비록 상인방 하인방을 집 끝과 끝에 평행하게 설치했다 생각했지만 여전히 20mm차이가 났다. 상부에 띠창이 길고 얇아서 2~30mm에도 맛이 달라 당황스러웠다. 스케치업 이던 캐드던 어디가 틀어졌는지 모르니 여전히 그냥 20mm오차로 진행을 했다. 잘못하면 20mm구멍이 되겠다. 바람도 들어오고. 한옥은 쫌 안맞고 바람좀 들어오는 맛이라는 박소장님의 평소 입맛이 궁금했다.
그저 그 간격이 실리콘으로 덕지덕지 매워지는 것만 아니길 바랄 뿐.
특별히 금색 빤짝이 실리콘은 하지말아달라고 했다.
오늘까지 유난히 추웠던 요 며칠동안의 날씨가 다음날부터 풀리길 기도했다.
그리고 박소장님은 우연찮게 힘자랑 하듯 땅 언날에만 바닥을 파는 듯 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계속 떨어지던 전기 차단기를 고치고 다시 전기세가 줄줄흐르는 뜨거운 난로가 작동했다.